
금자: (하늘을 보며) "어이, 스마일 맨! 오늘도 바퀴에 불나게 달리나?"
하늘: "아유, 회장님! 오늘따라 패션이 뉴욕 스타일이신데요? 딸내미 어린이집 보내고 바로 콜 잡았습니다!"
다은: (지나가며 시크하게) "할머니, 그 박스 저 주시면 안 돼요? 이번 수행평가 재료인데."
금자: "오냐! 예술가가 달라면 드려야지. 대신 나중에 내 초상화 멋지게 한 장 그려라잉?"

칠성: (금자가 지나간 자리를 째려보며) "아이고, 팔자가 늘어졌어. 나라에서 돈 줘, 쌀 줘. 옷 입은 꼬라지 봐라. 저게 수급자야? 연예인이야?"
지영: "그러게요 아저씨. 저기 하늘이 아빠도 봐요. 이번에 구청에서 '가족 여행 바우처'인가 뭔가 받아서 놀이공원 간대요. 우리 애는 내 돈 내고 가는데, 쟤네는 세금으로 놀러 가고. 참나."
칠성: "나는 이 놈의 집구석 하나 있다고 10원 한 장 안 주면서! 새벽부터 다림질해서 세금 내면 뭐해? 엄한 놈들이 다 쓰는데!"

칠성: "야, 김 선생! 나 이번에 '냉방 용품 지원' 왜 탈락이야? 나 더워서 죽는 꼴 보고 싶어?"
정우: (난처하지만 침착하게) "어르신,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자가 주택 소유 기준이... 소득 인정액이 조금 초과되셔서..."
칠성: "그놈의 기준! 저 금자 할망구는 선풍기랑 쿨매트 다 받아갔다며! 나는? 나는 이 찜통에서 쪄 죽으라고?"
정우: "금자 어르신은 창문 없는 쪽방이라 위험 수위라서요... 제가 민간 후원이라도 알아보고 있는데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칠성은 문을 쾅 닫고 나간다. 정우는 한숨을 쉬지만, 벽에 붙은 '금자 할머니의 감사 편지'를 보며 다시 힘을 낸다.)

(미소가 가게 앞에 내놓은 '천 원 떨이' 반찬을 정리 중이다. 하늘이 오토바이를 세운다.)
하늘: "이모님! 남은 반찬 제가 싹 쓸어갈게요. 오늘 팁 많이 받아서 플렉스(Flex) 합니다!"
미소: "어구 이쁜 놈. 근데 이걸 돈 다 받나? 덤으로 장조림 좀 더 넣어줄게."
(이때 지영이 그 광경을 목격한다.)
지영: "사장님, 저번엔 콩나물 값 100원도 안 깎아주시더니? 하늘이 아빠한테는 인심 좋으시네~ 역시 사람은 좀 불쌍해 보이고 봐야 하나 봐?"
미소: (눈 하나 깜짝 않고) "아이고 통장님, 하늘 총각은 마감 직전에 와서 '떨이' 사가는 거고, 통장님은 점심시간 피크 때 와서 '햇거' 달라고 하셨잖아요. 팩트는 챙깁시다?"
하늘: (분위기 파악하고 웃으며) "통장님, 제가 산 멸치볶음 좀 나눠드릴까요? 이거 진짜 맛있는데."
(지영은 민망함에 헛기침하며 나간다.)

(다은이 골목 가로등 아래서 주워온 박스와 캔, 철사들로 무언가 만들고 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집중하는 모습. 칠성이 가게 문을 닫고 나오다 그걸 본다.)
칠성: "학생, 거기다 쓰레기를 쌓아두면 어떡해? 냄새나게!"
다은: (무심하게) "아저씨, 이거 쓰레기 아니고 '정크 아트'거든요? 그리고 냄새 안 나게 다 씻어서 말린 거예요."
칠성: "아트 같은 소리 하네. 미술 학원도 안 다니는 게 무슨... 공부나 해, 공부나!"
다은: "학원 안 다녀도 대학 잘만 갈 거거든요? 두고 보세요."
(다은은 씩씩하게 대꾸하지만, 칠성이 사라지자 한숨을 푹 쉰다. 사실 물감이 다 떨어져 간다.)

(갑자기 쏟아진 폭우. 햇살촌의 배수구가 막혀 물이 차오른다. 지영의 집 반지하 창고와 칠성의 세탁소 앞에도 물이 들이치기 시작한다.)
칠성: "아이고! 내 드라이 기계! 물 들어온다! 사람 살려!"
지영: (우산 뒤집어짐) "어머, 어떡해! 통장 업무 보느라 밖에 나와 있는데 우리 집 창고!"
(정우와 복지관 직원들이 뛰어오지만 역부족이다.)

(그때, 비옷을 입은 하늘과 형광 조끼의 금자, 그리고 다은이 나타난다.)
하늘: "아저씨! 제가 모래주머니 나를게요! 배달통 비웠습니다!" (무거운 모래주머니를 번쩍 든다)
금자: (지영에게) "통장 댁! 내가 빗자루질은 국가대표여! 물길 내가 틔울 테니까 걱정 마!"
다은: (미술용 붓 대신 대걸레를 들고) "칠성 아저씨, 제가 가게 안쪽 물 퍼낼게요! 저 팔 힘 센 거 아시죠?"
(다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칠성과 지영을 돕기 위해 몸을 던진다. 하늘은 미끄러지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금자는 진두지휘하며 "으쌰! 으쌰!" 구령을 넣는다.)

(비가 그치고 칠성의 세탁소 앞. 칠성이 젖은 하늘의 어깨를 수건으로 털어준다.)
칠성: "거... 배달 가야 되는데 괜히 나 때문에 시간만 버렸네."
하늘: "에이, 동네 어른 일인데 당연하죠. 그리고 저 지난번에 복지관에서 안전화 지원받았잖아요. 이거 미끄럼 방지 최고예요. 나라에서 준 신발로 아저씨 도왔으니 밥값 한 거죠!"
지영: (금자에게 믹스커피를 타주며) "할머니... 허리도 안 좋으신데 왜 그렇게 열심히 하셨어요..."
금자: "나라에서 나 같은 늙은이 밥 굶지 말라고 챙겨주는데, 내가 동네 일에 팔짱 끼고 있으면 쓰나? 이게 내 방식의 세금 납부여!"
(칠성과 지영은 그들의 '도움'이 공짜가 아니라,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다은이 구청 지원 공모전에 당선되어 받은 상금 일부로 페인트를 샀다. 다은은 칠성의 칙칙한 세탁소 외벽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다은: "아저씨, 제가 새로 산 페인트로 아저씨 가게 리모델링해 드리는 거예요. 이제 손님 대박 날걸요?"
칠성: (그림을 보며 흐뭇함) "허, 거참. 쓰레기 주워다 꼼지락대더니... 제법이네. 야, 내 얼굴도 좀 잘생기게 그려봐라."
(정우와 미소가 떡과 과일을 들고 온다.)
정우: "어르신! 이번에 '긴급 생계비' 기준이 좀 완화돼서, 어르신 세탁소 운영비 일부 지원 신청할 수 있게 됐어요!"
칠성: "진짜? 아이고 김 선생! 역시 자네밖에 없어!"
모두: 하하하하.

(하늘이 딸을 태우고 오토바이로 퇴근한다. 금자는 폐지 리어카에 다은의 그림(햇살촌 히어로즈)을 붙이고 행진한다. 지영이 그들에게 손을 흔든다.)
금자: "사람들은 말혀.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근데 있잖아, 서로 부족한 거 조금씩 채워주고, 받은 만큼 웃음으로 갚으면... 그게 바로 살만한 세상 아니것어?"
지영: "어머, 하늘 씨! 이번 주말에 우리 애랑 같이 놀이공원 가요! 제가 김밥 쌀게요!"
하늘: "오! 콜입니다! 제가 운전 기사 하겠습니다!"
(골목길 가득 웃음소리가 퍼진다.)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